친구란,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. 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좋게 말하는 사람. 가깝게 오래 사귀어 정이 두터운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.
해당 정의에 부합하는 관계를 만든 건 20년 전, 버베나에 있는 교내 펜싱부 동급생들이었다. 그들과는 좋지 않게 헤어졌으나, 나는 그들을 여전히 친구라 생각하고 있다.
그러고 10년 후에, 결코 잘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같은 팀의 요원을 만났다. 도박과 변수를 좋아했고,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으며, 몸만 커버린 어린 아이. 나 또한 몸만 큰 어린아이였는지, 그를 점차 받아들이게 되었다.
새로 나온 디저트나 매운 파스타를 먹으러 가고, 술잔, 내지는 무기와 등을 맞대기도 했다. 가끔씩 오해로 속을 썩히고는 했지만, 그렇기에 더욱 이해할 수 있었다.
빈 캔버스에 알록달록한 색을 불어넣어준 정이 두터운 사람. 그리고 캔버스 위에서 붓을 움직이는 법을 알려준 나의 또 다른 영혼.
"공허는 채우셨나? 아님 여전히 허전한가."
"요즘은 생각해 본 적 없는 것 같아. ... 채워진 느낌이랄까?"
"참나. 나 너무 허전해요— 하고 징징거릴 땐 언제고. 됐다, 됐어.... 그 약속이나 꼭 지키도록 해...."
